오늘 방송을 마지막으로 신경민 앵커가 하차한다고 하여 오랜만에 MBC 뉴스데스크를 봤다. (평소에는 애 재우느라 보기 힘들다.)
사실 박혜진 앵커는 호감 100%지만(美猫 같은 느낌이랄까...) 신경민 앵커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다. 지나치게 점잖은 이미지에 약간 고집스러운 인상이라 두루두루 사랑 받기는 어려울 것 같았고 세간에 말이 많은 클로징 멘트에 대해서도 분명 어떤 사람들은 무척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.
그래도 나는 앵커가 뉴스 끝에 자신의 멘트를 덧붙이는 게 좋았는데, 그냥 '뉴스 읽어주는 사람'이 아니라 고참 언론인이자 메인 뉴스의 얼굴이라면 사회에 나름의 촌철살인, 언중유골의 멘트를 던질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. 그냥 눈과 귀를 즐겁게 하려면 오상진-문지애 아나운서가 분위기 화기애애하게 뉴스 진행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. 원고만 따라 읽으려면 굳이 주름이 자글자글한 원로 기자가 스튜디오에 앉아있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.
결국 신경민 앵커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1년 1개월이었다. 우리도 언젠가 3,40년씩 한 방송으로 시청자를 만나는 방송인을 만날 수 있을까? 은퇴할 때까지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, 뉴스를 진행하면서 환갑을 맞는 앵커, 정교수로 정년보장이 된 뒤에도 연구를 놓지 않는 학자, 문단의 원로 대접을 받으면서도 신작을 집필하는 작가... 왜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보기 어려울까. 영웅을 키우는 것은 사회의 몫인데, 우리 사회에는 김연아, 박태환 같이 벼락처럼 떨어지는 축복은 있지만 3,40년씩 공을 들여 큰 사람을 키워내는 능력은 없는 것 같다. (노점상, 철거민 안 해본 게 없는 [신화는 없다]의 주인공이 있지 않냐고? 에휴...)
- 2009/04/13 22:41
- 코코자월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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